“차례상은 간소하게 차려야합니다” 성균관이 제시한 간소화된 설 차례상 보기

성균관이 올해 설날을 앞두고 ‘올바른 차례상 차리는 법’을 공개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. 2022년 추석부터 성균관에서는 상차림을 간소화하고, 남녀노소 모두 부담을 덜 수 있는 명절 예법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.

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(정립위) 등은 1월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‘명절 인사법 및 차례 방안’을 소개했습니다. 이 가운데 차례상은 떡국·나물·구이·김치·술(잔)·과일 4종 등 총 9가지 음식을 올린 형태를 보기로 제시했습니다.

2023년 성균관이 제시한 설 차례상

2022년 성균관이 제시한 추석 차례상

흔히 우리가 ‘차례상’ 하면 떠올리는 각종 전이나 형형색색의 과일은 권고되지 않았습니다. 성균관은 “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”며 “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인제 그만두셔도 된다”라고 설명했습니다. 과일에 대해서도 “4~6가지를 편하게 놓으면 된다”라고 ‘편의성’을 거듭 강조했습니다.

성균관이 ‘간소화 차례상’을 권고하고 나선 것은 이번이 처음이 아닙니다. 지난해 추석 때도 성균관은 전 등 손이 많이 가는 음식을 제외한 차례상 표준안을 권고했습니다. 당시 성균관은 “차례는 조상을 사모하는 후손들의 정성이 담긴 음식”이라며 “이로 인해 고통받거나 가족 사이의 불화가 일어난다면 결코 바람직한 일은 아닐 것”이라고 강조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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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과 추석은 과거 차례상 준비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. 명절 기간 전을 부치느라 체력을 소진한다는 의미로 ‘명절 증후군’, ‘명절 스트레스’ 등 신조어도 생겼습니다.

또 과거의 화려한 차례상은 실리와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긴 유교와도 맞지 않습니다. 이번 기자회견에서 성균관은 “홍동백서(紅東白西), 조율이시(棗栗梨枾) 등은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”이라고 강조했습니다. 홍동백서는 붉은 과일을 동쪽, 흰 과일을 서쪽에 배치하는 차례상 순서이며 조율이시는 대추, 밤, 배, 감 따위를 뜻하는 표현입니다. 일부 가정에서는 이런 순서에 맞춰 제사상을 준비해 왔지만, 실제로는 특정 과일을 준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게 성균관의 설명입니다.

실제 조선시대 유학자들도 ‘제사는 검소하게 지내라’는 취지로 권고한 글을 여러 차례 남긴 바 있습니다. 일례로 조선 후기 문신 겸 유학자인 갈암 이현일(1627~1704)이 남긴 ‘갈암집’에는 “상례와 제례는 형식을 갖추어 잘 치르는 게 아니라 슬퍼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더 낫고, 사치스럽게 하기보다는 검소하게 하는 게 더 낫다”라고 강조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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